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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8 Heavy trauma by Colorful Minds (2)

Heavy trauma

2010/02/08 01:47 / ER saga
먼저 : 세부 내용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편집 수정되었습니다.


평온한 응급실...은 아니고 ACS(acute coronary syndrome : 흔히들 사용하지만 잘못된 용어인 '심장마비' 혹은 그에 준하는 상황) 환자들이 1시간 사이에 여섯명을 받아 몹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추우니까 심장들이 얼어가고 있어, 라는 말도 안되는 말을 중얼거리면서 심전도를 열두 장씩 옆구리에 끼고 심근효소 검사결과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헤파린을 쓸까말까 고민하고 Coronary CT를 촬영할까말까 고민하고 심혈관계중환자실 선생님께 연락드리고 등등등.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아예 여섯 침대를 전부 시야에 넣을 수 있는 자리에서 왔다갔다 하며(오오 이것은 스타나 워3의 패트롤 기능!) 갑자기 안좋아지는 환자가 있는지 노심초사하던 중이었습니다.

Trauma 인턴 선생님이 다가옵니다.

"선생님, 교통사고 환자인데요 숨쉬기 힘들어하고 irritability 심해서 환자 좀 봐 주셔야 할 것 같아서요."

비록 좀 전에 일곱 번째, 췌장암으로 수술하고 발생한 심한 복통 환자가 오긴 했으나, 담당 인턴 선생님께 할 일을 지시해 놓은 뒤 결과 나오면 알려달라 하고 trauma room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제 입은 저도 모르게 욕을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대체 뭐랑 부딪히면 이렇게 되는거지? 환자 병력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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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jor trauma는 우리나라에서 생각보다 많이 발생하지만, 생각보다 수월하게 처치되지 않는 의학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trauma center를 만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수월히 진행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이는 비단 국가적 관심의 부재만의 문제가 아닌, 병원 시스템 및 병원의 인식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복잡한 문제입니다. 병원은 trauma 환자를 보는 것이 인력은 많이 필요하면서 돈이 별로 되지 않기 때문에 꺼려합니다. 의료진은 전통적인 '과 단위 접근' 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있는 중증 외상 환자를 전담해서 보기를 꺼려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기도 한 응급의학과에서 이러한 환자들을 manage하려 노력합니다만, 여전히 initial survey and resuscitation 및 secondary survey가 끝난 후 각과 선생님을 기다리게 된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차이가 없는 상황입니다. 또한, 여러 과에 걸친 문제가 있으나 모든 과에서 지금 당장 처치가 필요없이 경과 관찰하자고 하는 환자의 경우 이건 응급의학과의 악몽이 됩니다. 응급의학과는 서울대병원 등 일부 병원을 제외하면 입원실을 운영하지 않는 과이기 때문에 입원하여 볼 곳이 없으며, 응급실은 그러한 ‘체류’를 위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난감하지요. 결국 이래 저래 전원을 추진하게 되지만, 또 보호자분들의 ‘평가는 여기서 했는데 어딜 가라는 거냐’ 등의 반대에 부딪히게 되면 그야말로 knock down. 이래저래 어려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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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남성으로, 고속도로에서 작업 중에 달려오던 버스에 치인 환자였습니다. 환자는 심한 irritability를 보이고 있었고, 더불어 숨쉬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시진만으로도 flail chest를 진단할 수 있었으며, 실제로 왼쪽 촉진시 골절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럴 때 응급의학과 의사는 직감합니다. 왼쪽 가슴공간에는 이미 폐 대신 피와 공기가 가득 차 있을 거고, 머리도 무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Chest tube 세트 두 개, MAC 세트(굵은 중심정맥관으로, 대량의 수액 및 혈액을 단시간 내에 공급할 수 있는 카테터) 하나 그리고 급속수액주입기 준비를 오더하는 제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예상대로, 왼쪽에 흉관을 꽃기도 전 구멍을 내자마자 피와 공기방울이 쏟아져 나옵니다. 바로 흉관을 꽃고 나오는 양을 확인. 흉부의 대량 출혈입니다. 색이 검붉은 것으로 보아 대동맥이 다친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폐가 심하게 손상된 것 같습니다. 혈압은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오른편에도 흉관을 꽂았고, 여기는 다행히 별로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 환자는 폐 한쪽이 기능 정지나 마찬가지인 상태로, 천천히 산소포화도가 떨어지며 이제는 의식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산소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기관 삽관을 시행합니다. 이제는 환자는 인공호흡기에 의지하여 호흡하기 시작합니다. 목은 현재 C-collar를 하고 있어 불가능, 흉부는 trauma의 가장 심한 문제가 있는 부분이라 불가능, 현재로서는 femoral vein이 MAC을 잡을 최적의 위치가 될 것 같습니다. MAC을 femoral v.에 잡습니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급속수액주입기로 수액과 혈액의 공급선을 변경하고 이를 MAC에 연결합니다. 계속 혈압을 비롯한 활력징후는 불안합니다. CT실은커녕, 불러서 현장에서 촬영하는 흉부 단순촬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강심제 두 종류를 모두 최대치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머리속에 떠오르는 단어는 단 하나.

백척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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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살기 위해서는 심장과 폐 그리고 두뇌가 가장 중요합니다. 좀 더 버린다면 폐를 버릴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ECMO(체외순환을 통해 피에 산소를 공급하는,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기계)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결국은 심장과 두뇌가 필수. 이 두 가지는 결국 산소 공급과 혈압 유지라는 두 가지로 귀결됩니다. 실제로 응급 상황에서 가장 긴급하게 평가하는 것도 ABC – A는 기도(airway), B는 호흡(breathing), C는 혈압 및 순환(circulation) – 입니다.
흉부 외상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순환과 호흡을 담당하는 장기들이 전부 흉부에 있기 때문에, 외상이 조금만 심하더라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지요. 게다가 다른 곳의 혈관에 비해 혈압이 높게 유지되는 혈관들 및 크기가 큰 혈관이 대부분이라 한 번 출혈이 발생하면 엄청납니다. 수술적인 지혈 혹은 intervention을 통한 embolization을 시행하지 않는 한 따라가기가 힘들죠. 그리고 피가 혈관 밖으로 많이 나면 바로 혈압 저하로 이어지고 혈압 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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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절실한 바램을 뒤로 하고 결국 주입량이 출혈량을 따라가지 못하며, 비록 CT 등으로 평가하지는 못하였으나 뇌에도 손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폐 손상으로 출혈이 왼쪽 폐로 침범, 삽관한 쪽으로도 계속 피가 나오는 상황입니다. 3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은 환자 심장 박동이 느려지며 맥박이 없습니다. 심폐소생술 시작. 절망적인 30분의 심폐소생술을 끝내고, 환자 보호자까지의 거리는 너무나 멀었습니다. 세시간 반 동안의 노력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 노력이 허무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만, 어쨌든 결과가 그랬던 당시에 저를 가장 심하게 짓누르는 것은 역시 무기력함.


다음 글에서는 응급실에서의 결과론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2010/02/08 01:47 2010/02/08 01:47
Posted by Colorful M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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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 2010/02/09 00:41  Modify/Delete  Reply  Address

    We need a thoracotomy tray.

    Now!